죽을힘을 다해 아이를 낳는 출산의 그 지독한 진통과 고통의 순간에도 이 악물고 꾹 참았던 눈물이 가슴에 손끝만 살짝 닿아도 터져 나오는 상상을 초월하는 통증 앞에서는 도무지 참아지지가 않았다. 살이 찢어지는 것 같고 불에 타는 듯한 젖몸살의 고통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아프고 또 서러웠다. 아이를 무사히 품에 안았다는 기쁨도 잠시, 예상치 못한 가슴 통증과 매일 싸워야 했던 조리원에서의 하루하루는 나에게 마치 지옥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출산 후 회복 통증보다 가슴에서 느껴지는 열감과 뭉침이 훨씬 더 공포스럽게 다가왔다.
조리원 가슴마사지, 출산할땐 안 울었는데 울었다
출산할땐 안 울었는데 조리원 가슴마사지에 울었다. 아이를 낳는 진통의 시간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버텨냈던 나였는데, 조리원에 들어와서 시작된 가슴마사지는 차원이 다른 고통의 신세계를 보여주었다. 가슴은 이미 새빨갛게 부어올라 열감이 펄펄 났고, 옷깃만 살짝 스쳐도 찌릿찌릿 전율이 흐를 정도로 아파서 제발 그 누구도 만질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극에 달해 있었다. 딱딱하게 뭉친 유선을 풀겠다고 마사지 선생님이 손을 대는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지면서 나도 모르게 비명이 터져 나오고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마사지 선생님은 아기를 위해 유선을 제대로 뚫어야 한다며 열심히셨지만 나에게는 그 손길 하나하나가 정말 고문처럼 느껴질 정도로 혹독하고 매서웠다.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팠던지 조리원에 있는 2주 동안 가슴마사지만 무려 7번을 받았다. 마사지를 받고 돌아서면 잠시 시원하고 통증이 가라앉는 듯하다가도 방에 돌아와 불과 몇 시간만 지나면 다시 가슴이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리고 뜨끈뜨끈한 열감이 올라왔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게 두려울 정도였고, 마사지실로 향하는 발걸음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도살당하는 기분이었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참아내며 매번 굵은 눈물을 흘리는 날들이 계속되면서 과연 이렇게까지 내 몸을 갈아 넣어가며 모유 수유를 고집해야 하는 것인지 심각한 회의감과 자괴감이 동시에 들기 시작했다.
유축 수유 도전, 3시간마다 10ml
어떻게든 아이에게 건강한 엄마 젖을 먹여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3시간마다 유축기를 틀고 본격적인 모유 수유 도전에 나섰다. 방 안에서 찌익찌익 소리를 내며 외롭게 돌아가는 유축기 소리를 들으며 젖몸살의 통증을 참고 앉아있노라면 온몸에 진이 다 빠지고 기운이 밑바닥까지 떨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그렇게 3시간마다 기계처럼 일어나서 가슴을 쥐어짜며 피 말리는 유축을 해봐도 젖병 바닥에 깔리는 양은 한 번에 10ml가 나올까 말까 한 수준이었다. 찰랑거리지도 않고 겨우 젖병 바닥을 조금 가릴 정도의 양을 보고 있으면 깊은 한숨과 함께 말할 수 없는 허탈함이 울컥 밀려왔다.
하루 종일 밤잠을 설치고 피가 마르는 노력을 기울여 모유를 모아봤자 아기한테 겨우 한 번 먹일 양조차 나오지 않았다. 젖병에 맺힌 몇 방울 안 되는 모유를 바라보는 내 마음은 검게 타들어만 갔다. 이때 집안 어르신들은 "원래 처음엔 안 나오니까 참고 계속 물리다 보면 늘어난다. 엄마가 더 고생해서 어떻게든 먹여보라"라며 은근히 모유 수유를 강요하는 부담스러운 압박을 주셨다. 하지만 나와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은 육아 친구들의 조언은 전혀 달랐다. 친구들은 "엄마가 스트레스받아서 쓰러지면 그게 더 큰 손해다, 요즘 분유 성분도 너무 잘 나오니까 마음 편하게 분유 먹이면 된다"라며 나를 진심으로 위로하고 격려해 주었다. 어르신들의 지독한 옛날식 조언과 친구들의 현실적인 공감 사이에서 내 마음은 매일 갈팡질팡 흔들렸다.
유축 수유 3주, 단유 결정
결국 모유는 좀처럼 늘 생각을 하지 않았고 날이 갈수록 나를 괴롭히는 젖몸살과 가슴 통증만 심해져서 결국 초유만 바짝 유축해 먹이고 단유를 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양이 늘지 않는 가슴을 붙잡고 매일 눈물 흘리며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깔끔하게 포기하고 건강하고 밝은 엄마로 아이를 웃으며 돌보는 게 훨씬 낫겠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 아이가 세상에 나온 지 겨우 3주 만에 단유라는 큰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단유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아무런 부작용이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보통은 단유 약을 먹거나 단유 마사지를 받으며 젖을 말릴 때 가슴이 꽉 차올라 극심하게 고생한다고 하는데 나는 젖을 끊어도 가슴이 뭉치거나 아픈 증상이 전혀 없었다. 알고 보니 내 가슴은 원래부터 모유량이 턱없이 부족했던 체질이었던 것이다. 안 나오는 모유를 붙잡고 그 고생을 했으니 허탈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일찍 단유하길 정말 잘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단유를 결정하면서 내 마음속에는 어떠한 죄책감도 남지 않았다. 비록 모유는 오래 먹이지 못했지만 그 무섭고 고통스럽다는 자연분만을 성공적으로 해냈으니 그것만으로도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이미 다했다 싶었다.
후회 없음! 초유는 먹였다는 뿌듯함만 가득하다. 남들처럼 몇 달씩 모유 수유를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아이에게 가장 귀하다는 면역 성분 가득한 초유만큼은 그 지독한 통증을 견뎌가며 싹싹 모아 다 먹여주었으니 내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 쓸데없는 죄책감으로 스스로를 괴롭히기보다는 내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야 아이에게도 훨씬 더 따뜻하고 넉넉한 사랑을 줄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지금 돌이켜봐도 나의 단유 결정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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