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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쪽쪽이 떼기, 13개월 실패하고 19개월에 5일만에 성공한 방법

by 하윤엄니 2026. 8. 7.

3일차 밤, 아이가 쪽쪽이를 던지고 한참을 울더니 스스로 나한테 다가와 누웠다. 돌이 지나고부터 늘 입에 달고 살던 가장 강력한 애착 물건이었기에 쪽쪽이 없는 밤은 아이에게 마치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큰 공포이자 서러움이었을 것이다. 엉엉 울며 오열하던 아이가 스스로 쪽쪽이를 포기하듯 멀리 던져버리고는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내 품으로 기어들어 와 살을 맞대고 눕는 순간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밤마다 입에 물려주기만 하면 순식간에 잠에 들게 만들어주던 요술 막대기 같던 존재를 끊어내는 과정은 아이에게도 지켜보는 나에게도 엄청난 참을성과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쪽쪽이 떼기 1차 실패, 13개월의 기록

돌이 막 지난 13개월 무렵 더 늦어지면 치열이 변형되거나 끊기 더 힘들어진다는 주위 말에 덜컥 겁이 나서 1차 시도를 감행했었다. 하지만 그때의 도전은 처참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13개월의 아이는 아직 "쪽쪽이랑 안녕할 시간이야"라는 내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했고 그저 매일 밤 당연하게 물던 것이 눈앞에서 사라지자 밤새 잠도 안 자고 자지러지게 울어댔다. 아무리 안아주고 달래도 소용이 없었고 집안 전체가 아기의 오열 소리로 가득 차 엄마인 나까지 진이 다 빠져 버렸다.

 

아이가 몇 날 며칠을 잠도 못 자고 밤새 울부짖으며 고통스러워하자 곁에서 지켜보시던 친정엄마도 마음이 아프셨는지 한마디를 건네셨다. "애도 스트레스받고 너도 죽겠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벌써부터 억지로 끊냐 그냥 아이가 스스로 내려놓을 때까지 천천히 끊어라." 친정엄마의 그 한마디에 내 서러움도 터졌고 결국 아이도 나도 너무 지쳐서 13개월의 쪽쪽이 떼기는 허무하게 실패로 돌아갔다. 결국 끊기를 미루고 19개월이 되어서야 다시 단단히 마음을 먹고 재도전에 나서게 되었다.

 

19개월 재도전, 쪽쪽이가 아야하다

19개월이 되자 아이는 확실히 이전과 달리 말귀를 훨씬 잘 알아듣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무작정 빼앗아서 아이를 울리는 방식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납득하고 이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인터넷과 육아 서적을 뒤져 가장 효과적이라는 가위질 방법을 쓰기로 했다. 아이가 사용하는 쪽쪽이 끝을 가위로 살짝 구멍을 내고 잘라내어 물었을 때 특유의 빨아들이는 압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조치를 취해두었다.

쪽쪽이 떼기를 위해 끝부분을 가위로 잘라둔 아기 쪽쪽이 사진
압이 생기지 않도록 끝을 잘라두었던 19개월 쪽쪽이

그리고 잠자리에 들기 전, 구멍 난 쪽쪽이를 보여주며 아이의 눈을 맞추고 차분하게 설명해 주었다. "하윤아, 쪽쪽이가 아야해서 이제 아파해. 아파서 아이구 어쩌지?" 하고 아이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해 주었다. 신기하게도 19개월의 아이는 내 말을 유심히 듣더니 잘린 쪽쪽이를 물어보려다가 압이 안 잡히자 이내 입에서 꺼내어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아이 스스로 "쪽쪽이가 아야해서 안녕해야 된다"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받아들이는 기색을 보였다. 13개월 때와 달리 대화와 설득이 통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19개월의 재도전은 완전히 떼는 데 딱 5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3일차 밤, 제일 힘들었던 그 순간

5일의 과정 중에서도 가장 고비였고 힘들었던 순간은 단연 3일차 밤이었다. 1, 2일 차에는 얼떨결에 넘어갔던 아이도 3일 차가 되자 욕구와 서러움이 폭발했는지 쉽사리 잠들지 못했다. 쪽쪽이를 물었다가 뱉었다가를 반복하더니 급기야 3일차 밤 쪽쪽이 던지고 한참 울다가 스스로 다가와 누움의 순간이 찾아왔다. 방 구석으로 쪽쪽이를 팽개쳐버리고는 서럽게 눈물을 흘리며 엉엉 우는데 그 모습을 보는 내 마음도 갈갈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울다 지친 아이를 품에 꼭 안아주며 "쪽쪽이는 아파서 안녕했지만 엄마가 여기 옆에 있고 아빠도 있지. 괜찮아. 엄마 아빠가 항상 지켜줄게" 하고 반복해서 따뜻하게 설명해 주었다. 내 목소리를 들으며 토닥임을 받던 아이는 겨우 눈물을 그치고 자신의 애착이불을 꼭 쥐어잡은 채 내 품에 끌어안기듯 들어와 잠이 들었다. 그날 새벽에 잠투정을 하며 잠깐 깨서 칭얼거리기도 했지만 "엄마 여기 있어" 하며 가슴을 살살 토닥토닥해주니 다행히 바로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 밤을 버텨내며 이렇게 힘든 고비를 하나씩 넘어설 때마다 우리 딸래미도 한 단계 더 어른스럽게 커가는구나 싶어서 대견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했다.

 

쪽쪽이 떼고 나서, 한 시간짜리 취침 루틴

그렇게 무사히 5일간의 전쟁을 치르고 쪽쪽이를 완전히 떼고 나자 확실히 밤에 깨지 않고 통잠을 푹 자는 기적이 찾아왔다. 예전에는 자다가 쪽쪽이가 입에서 빠지면 귀신같이 알고 깨서 징징거렸는데 이제는 밤새 깨지 않고 아주 깊은 단잠을 잔다. 다만 한 가지 새로 생긴 변화가 있다면 스스로 잠드는 법을 익히느라 자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본 한 시간으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입에 무언가를 물고 바로 잠들던 습관이 사라지니 아이도 스스로 졸음을 견디고 잠에 빠져드는 과정이 필요해진 것이다.

 

요즘 우리 집의 밤 풍경은 한 시간짜리 긴 취침 루틴으로 채워진다. 불을 꺼두면 나는 옆에서 눈을 감고 누워 미동도 없이 자는 척을 하고 아이는 내 옆에서 데굴데굴 뒹굴뒹굴 구르며 혼자 나지막이 옹알이도 하고 장난도 치며 놀다가 잠에 든다. 이리저리 굴러다니다가 내 팔을 베기도 하고, 내 손을 꼭 잡기도 하면서 한참을 놀다 보면 어느 순간 스르륵 숨소리가 고와지며 잠에 빠져든다. 잠드는 데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리긴 하지만, 엄마의 온기를 느끼며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워가는 이 시간조차도 참 따스하고 귀엽게 느껴진다.

 

힘들지만 우리 딸래미도 이렇게 또 커가는구나 싶었어. 예전 같으면 쪽쪽이가 없으면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울고 떼를 썼을 아이가 이제는 불 꺼진 방에서 내 손을 꼭 쥐고 뒹굴거리다가 혼자 스스로 스르륵 잠드는 모습을 보면 참 대견하고 대견하다. 쪽쪽이라는 작은 울타리를 벗어나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운 것처럼 앞으로 살아가면서 만날 수많은 처음과 고비들도 우리 딸이 이렇게 씩씩하고 예쁘게 잘 넘어서 주길 곁에서 든든하게 지켜봐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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