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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아기 첫 유치 빠지는 시기와 보관법, 장난치다 톡 빠진 치과 검진 후기

by 하윤엄니 2026. 8. 8.

"톡~ 톡토로로로로" 소리 나더니 "엄마! 저 이 빠졌어요!!"

 

거실에서 한창 들떠서 몸을 구르고 장난을 치며 놀다가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갑자기 벌어진 일이었다. 방 바닥 위로 무언가 조그마하고 딱딱한 것이 튕겨 나가며 요란한 소리를 냈고 이어 들려온 아이의 얼떨떨하면서도 신이 난 목소리에 나는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멍하니 아이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아이가 자라면서 언젠가는 찾아올 유치와의 이별 순간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늘 생각하고 계기도 마련해두려 했지만 이렇게 예고도 없이 불쑥, 그것도 일상의 소란스러움 한가운데서 싱겁고 다소 황당하게 첫 유치가 빠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이의 입안에서 빠져나온 작은 치아 하나가 바닥을 구르는 그 순간, 우리 집의 첫 유치 탈락 소동은 그렇게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유치 첫 이별, 톡토로로로로

아랫니가 빠진 아이의 모습
장난치다가 톡 하고 자연스럽게 빠진 아이의 첫 유치

"톡~ 톡토로로로로" 소리 나더니 "엄마! 저 이 빠졌어요!!" 하고 소리치는 아이의 입안을 보고 나는 너무 놀라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말았다. 혹시 나랑 장난을 치다가 내가 실수로 손이나 몸으로 건드려서 혹은 혼자 신나게 뒹굴다가 어딘가 단단한 곳에 세게 부딪혀서 억지로 이빨이 부러지거나 뿌리째 뽑혀 나간 건 아닌가 싶어 핏기 가신 얼굴로 아이에게 허둥지둥 달려갔다. 아이에게 이 해보라고 말하고 치아를 살펴보니 아래쪽 앞니 자리가 휑하니 뻥 뚫려 피가 살짝 비치고 있었다. 내가 혹시 모르게 쳐서 빠진 건가 싶어서 너무나 당황스럽고 미안한 마음에 "어떡해, 아파? 어디 부딪혔어? 피 많이 나?" 하고 정신없이 물었다.

 

그런데 내 유난스러운 반응과 달리 아이는 전혀 아파하는 기색도 없이 그저 세상에서 가장 신이 난 표정이었다. 아이는 혀 끝으로 휑해진 잇몸 자리를 쓱 핥아보더니 사실 오늘 아침에 깨어났을 때부터 이가 밑에서 조금씩 흔들거리길래 엄마한테 말하려고 했었다며 베시시 웃어 보였다. 내가 억지로 충격을 줘서 빠진 게 아니라 때가 되어 자연스럽게 뿌리가 녹고 흔들리던 유치가 때마침 장난치던 순간에 톡 하고 아주 예쁘게 빠진 것이었다. 혹시라도 아이를 다치게 한 건 아닐까 걱정했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리면서, 매일 아기 같기만 하던 우리 아이가 벌써 유치가 스스로 빠질 만큼 이렇게나 많이 자랐나 싶어 만감이 교차하고 가슴 한구석이 몽글몽글해졌다.

 

"오!!! 엄마 봐바요!!" 치과까지

아이는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첫 유치를 집어 들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오!!! 엄마 봐바요!!" 하고 외치며 신나서 소리를 질렀다. 그러고는 자기 손가락 마디보다도 훨씬 작은 하얗고 조그마한 이빨을 손바닥 위에 살포시 올려놓고 요리조리 돌려가며 한참을 신중하게 들여다보았다. 자기 몸에서 빠져나온 첫 조각이 신기하기도 하고 이가 빠졌으니 이제 정말 언니나 오빠처럼 다 자란 형아 어린이가 된 것 같아 속으로 굉장히 뿌듯한 모양이었다. 아이는 빠진 이빨을 세상에 하나뿐인 보물이라도 되는 양 손에 꼭 쥐고 집안 곳곳을 누비며 자랑하기 바빴다.

 

이가 혼자서 자연스럽게 잘 빠지긴 했지만 혹시나 잇몸 속에 미처 빠지지 못한 뿌리가 남아있거나 옆의 다른 치아들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다음날 아침 일찍 아이를 데리고 단골 치과로 향했다. 의사 선생님께서 조명을 비추며 아이의 입안 구석구석을 진찰하시더니 유치가 아주 때에 맞춰 깔끔하고 예쁘게 잘 빠졌고 남아있는 잇몸 상태나 다른 치아들의 청결 관리 상태도 아주 훌륭하다며 크게 칭찬을 해주셨다. 치과 의자 위에서 겁먹지 않고 덤덤하게 진료를 받고 칭찬까지 들은 아이는 한층 더 당당해진 어깨와 표정으로 치과 문을 나섰고 그 대견한 모습을 보는 내 마음도 한결 안도되고 자랑스러워졌다.

 

까치 대신 이빨요정, 서랍장 보관

치과를 다녀오는 길에 아이에게 옛날 우리 어릴 적 엄마 아빠가 겪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예전에는 이렇게 유치가 빠지면 지붕 위로 이빨을 세게 던지면서 "까치야 까치야, 새 이 줄게 헌 이 다오" 하고 노래를 불렀고 그러면 까치가 헌 이빨을 물어가고 그 자리에 예쁘고 튼튼한 새 이가 나게 해준다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었다. 내 설명을 잠시 눈을 반짝이며 집중해서 듣던 아이는 "진짜요???????? 그럼 저도 지금 당장 지붕 위로 던질래요!!" 하고 제자리에서 콩콩뛰며 방글방글 웃었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지붕이 없는 높디높은 아파트라 실제로 지붕 위로 이빨을 던질 수가 없는 현실이었다. 그래서 나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우리는 아파트에 살아서 까치가 지붕을 못 찾으니까 밤에 잘 때 베개 밑이나 서랍장에 놔두면 이빨요정이 몰래 찾아와서 가져가게 예쁘게 보관해 두자"라고 말을 바꾸어 설명해 주었다. 아이는 까치보다 이빨요정이라는 말에 더욱 설레어하며 눈을 반짝였고, 우리는 휴지에 빠진 이를 조심스럽게 싸서 방 안 서랍장에 소중히 보관하기 시작했다.

 

빠진 이를 싸서 서랍장에 보관 중이다. 아이는 매일 밤 잠들기 전 서랍장을 열어보며 이빨요정이 언제쯤 이 작은 이를 가져가고 예쁜 새 이를 선물해 줄지 기대에 차서 눈을 맞추곤 한다. 까치든 이빨요정이든, 아이가 가진 이 순수하고 간절한 동심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지켜주고 싶어서 나는 아이가 깊이 잠든 밤 몰래 서랍장 옆에 작은 선물을 놓아두는 진짜 이빨요정이 되어주기로 마음먹었다. 아이의 첫 유치가 빠진 이 서랍장 속 작은 휴지 뭉치는 우리 가족에게 아이의 성장을 증명하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반짝이는 기념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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