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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언어치료 시작 고민? 내 자식이라 못 기다렸다

by 하윤엄니 2026. 8. 3.

“'그런가' 반, '내 자식이라 못기다리고 자극을 줘야겠다' 반”

두 돌이 지나고 세 돌이 가까워지는데도 또래 애들보다 말이 늦어질 때 머릿속을 스친 내 솔직한 마음이다. 남들은 조금 지나면 다 트인다고 때 되면 다 말한다 느긋하게 기다려보라고들 했다. 원래 딸보다 아들이 늦다, 어느 날 갑자기 수다쟁이가 된다. 같은 흔한 이야기들도 정말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내 자식일인데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나.. 그냥 가만히 앉아서 시간이 해결해 주기만을 기다리기엔 다른 말하는 평균 또래의 아이들과 차이가 점점 더 커졌고 이제 기다릴때가 아니고 자극을 줘야겠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주변의 이야기와 내 안의 불안감을 뒤로하고 곧바로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첫 언어치료 센터 수업 모습
아이 첫 언어 치료 수업 가던 날 찍어둔 사진

언어치료 망설인 이유, 비용과 아이 거부

사실 치료를 마음먹기까지 고민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가장 먼저 발목을 잡은 건 역시 현실적인 돈 문제였다. 외벌이 살림에 매달 들어갈 치료비를 생각하면 턱턱 숨이 막혔다. 가계부를 쓸 때마다 어디서 비용을 줄여야 하나 머리가 아팠다. 거기에 더해 어린 딸이 낯선 센터에 가서 선생님과의 수업에서 거부를 하거나 자지러지게 울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안 그래도 소심하고 예민한 아이인데 치료받으러 갔다가 오히려 스트레스만 잔뜩 받고 오면 어쩌지 싶었다.

 

주변에서는 조금만 기다리면 알아서 다 한다, 괜히 애한테 스트레스 주지 마라. 같은 말들을 너무나 쉽게 던졌다. 순간 내가 정말 못기다려주는건가? 내가 너무 조급해서 애를 달달 볶으려고 하나? 조금 더 두고 봐야 하나? 싶어 마음이 쿵쾅거리고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남들의 한마디에 흔들리기엔 내 기준이 너무 명확했다. 나중에 그때 시작할걸 하고 후회하느니 공부도 아니고 놀이식인데 차라리 지금 내가 움직여서 아이에게 길을 열어주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내 자식의 속도는 내가 제일 잘 알고 그 불안을 안고 기다리느니 지금 당장 자극을 주기로 결정했다. 

언어치료 2년, 주2회 5만원씩 든 것들

그렇게 시작된 언어치료는 생각보다 길고 꾸준한 싸움?이었다. 주 2회씩 한 번 수업을 할때마다 5만원이라는(23,24년도쯤 기준) 돈이 꼬박꼬박 들어갔다. 외벌이 형편에 매주 10만원, 한달이면 40만원 가까이 되는 금액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하지만 다행히 강릉으로 이사가서는 바우처 지원을 받게 되면서 숨통이 조금 트였다. 지원을 받게 되니 마음의 짐이 훨씬 줄어들었고 그래서 주1회하던 수업을 주2회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무엇보다 아이가 편안하게 느끼는 선생님의 교육 방법을 눈으로 직접 보고 나니 아, 센터에 오길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은 딱딱하게 앉아서 하는 공부방식이 아니었고 40분 동안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놀이식 수업으로 진행되었다. 아이는 센터에 가는 걸 공부하러 가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선생님과 재밌게 놀러 가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센터에 갈때마다 나는 딸 아이에게 우리 오늘 재밌는 말놀이하러가자~ 라고 이야기해 주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아이는 거부감은 커녕 오히려 센터 가는 날을 즐기며 재밌게 다닐 수 있었다. 그 밝은 모습을 보니 그동안 매달 들었던 돈과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딸과 나는 2년 가까운 시간을 빠짐없이 꾸준히 센터로 출근 도장을 찍었다.

지금은 '제발 조용히 좀 해줘'

2년이라는 시간동안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자극을 준 결과는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예전에는 한두 단어 뱉는 것도 힘들어서 내 눈치만 살피고 답답해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문장을 만들어 말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조잘거린다. 눈 떠서 잠들 때까지 묻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어찌나 많은지... 요새는 입에서 절로 맴도는 소리가 제발 5분만 조용히 하자... 일 정도다. 귀가 얼얼할 정도로 말을 많이 하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나면서도 행복하다.

 

말이 안 터져서 가슴을 졸이고 밤마다 잠든 아이 얼굴을 보며 인터넷 검색창을 뒤적이며 혼자 힘들어했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의 이 소란스러움은 그저 감사하고 경이로울 뿐이다. 그때 주변 사람들 말만 듣고 무작정 언젠가 하겠지하고 기다렸다면 아마 지금도 나는 아이를 보며 매일 불안해하고 속을 끓이고 있었을 것이다. 남들 시선이나 한마디에 흔들리지 않고 내 직감을 믿고 바로 움직였던 그때의 선택은 내 육아 생활 전체를 통틀어 가장 잘한 것 중에 하나로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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